생각보다 이른 겨울을 맞이한 것 같았던 2년 전, 슬라운드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하나 둘 두꺼운 점퍼를 꺼내입기 시작했고, 패딩을 입고 출근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날씨가 찾아왔다. 

많은 고민과 열정이 담긴 매트리스와 토퍼, 그리고 베개를 런칭했고, 큰 사랑을 받으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것을 실감했다. 고객들이 제품에 만족하시면서 자연스레 따라오는 이불에 관련된 질문들은 감개무량할 정도였다.

매트리스 구매 후 만족감에 다른 슬라운드 제품을 찾아주시는 대학생 김OO고객님: “ 슬라운드 매트리스 사용해보니 너무 좋아서 베개도 구입했어요. 혹시 이불은 판매 안 하시나요?” 

남편분 천식 때문에 일주일에 한번씩 이불빨래를 하시는 정OO고객님: “ 저희 남편이 천식이 심한데 알러지케어 이불로 바꿔도 낫질 않네요.. 슬라운드 매트리스랑 쓰면 좋은 이불이 뭐가 있을까요?”

아드님이 결혼을 하셔서 혼수를 알아보고 계시는 이OO고객님: “이번에 저희 아들이 결혼을 하는데 혼수로 매트리스랑 침구를 해주려고요. 혹시 세트로도 판매하시나요?”

아토피가 심한 5살 기준이가 걱정이신 신OO 고객님 : “아이가 아토피가 있는데 민감한 아이한테 추천해주실만한 이불이 있을까요?”

매트리스를 구매해주신 고객님들께 제품에 대한 인터뷰를 하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이사 혹은 결혼하실 때 매트리스를 구입하면서 베개와 이불까지 한 세트로 구입하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겨울을 앞두고 코끝이 시려지기 시작하는 11월이 오게 되니, 알러지케어 기능이 있는 침구를 원하는 분들도 많아졌다. 

우리 매트리스에 만족을 하셔서 우리가 만든 이불을 구매하고 싶으시다는 고객분들께 추천을 해드릴 수 있는 이불이 없어 안타까웠다.

 그래서 문의에 대한 대화도 나눌 겸, 고객들은 어떤 이불을 사용하고 계시는 지 확인하기 위해 고객들의 집에 방문을 하게 되었다.

[사용하고 계시는 극세사 이불을 살펴보니 잘 떨어지지 않는 먼지가 가득했다.]

[가장 유명한 알러지케어제품을 비싼 돈 주고 샀는데 아이의 아토피는 더 심해졌다는 고객님]

그 중 5살 아들 기준이가 심한 아토피 때문에 고생해서 힘들어하는 신OO 고객님과의 대화가 기억에 남는다. 아이가 아토피 때문에 잘 때마다 긁어서 피와 진물이 이불에 많이 묻어있었다.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이 복잡하게 뒤섞여 표정에서 드러난 채로 인터뷰에 응해주셨다.

“분명 알러지케어로 제일 유명하고 많이 쓴다고 해서 샀는데, 아이가 밤마다 너무 긁어요…아이 아토피가 괜찮아지는 걸 기대하면서 샀는데 배신감이 너무 커요"

“아토피는 대부분 이불이랑 베개 때문이라고 그래서 1주일에 두번씩 빨래를 하는데도 이래요. 알러지케어 이불을 빨래까지 해서 깨끗하게 쓰는데 이렇게나 심하게 애가 긁으니까 어떻게 해야할 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어차피 긁을 거 아예 그냥 부드러운 제품을 사줘야하나 싶고”

“혹시 슬라운드는 알러지케어 이불 안 파시나요?”

신OO고객님의 댁을 방문한 후 알러지케어가 된다고 하는 이불들도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냈고, 다른 가정에 방문할 때는 사용하시는 이불을 메인으로 조사해봤다. 시장에서 5만원 주고 산 극세사 이불, 백화점에서 구입한 70만원짜리 알러지케어 이불, 인터넷으로 구입한 12만원짜리 오가닉 순면 이불커버 등 다양한 경로로 구입하신 다양한 제품들을 사용하고 계셨다.

[알러지가 있다는 고객들의 가정에 방문하여 이불/베개/반려동물 여부 등 알러지의 원인이 될 만한 요소들을 살펴봤다.]

고객님들께 그냥 쓰고 계시는 이불을 치우라고 말씀드릴 수도 있었지만, ‘왜죠? 그럼 뭘 덮어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께 드릴 수 있는 답이 없었다. 이불에 관해서는 일자무식이었으니까.

그러나 우리를 믿어주시고 우리 제품을 사용해주시는 고객분들의 불편사항을 그냥 넘길 순 없다.

분명 슬라운드 제품으로 인한 문제는 아니었지만, 바닥에서 자면서 허리가 결리는 고객님들을 위해 토퍼를 개발했던 것처럼, 먼지 없는 알러지케어 이불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해드리고 싶었다. 

고객이 겪고 있는 문제를 직접 해결해주며 함께 성장해나가는 것에 대한 행복감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꼭 먼지 안 나고 재채기, 콧물 안 나오는 이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우리의 이불 만들기 여정은 시작되었다. 그러나 부풀어오른 마음과 기대감에 가득찬 눈빛이 마주하게 된 건 어렵고 복잡한 이불의 세계라는 큰 산이었다. 원단의 종류만 해도 수십가지였고, 각각의 원단이 하는 역할도 달랐다. 끙끙대며 구글링하고 섬유관련 책도 읽어보며 완벽한 알러지케어 이불을 만들 준비를 하였다.

진드기만 방지되면 모두 알러지케어일까? 그렇지 않다. 그럼 진짜 알러지케어는 무슨 원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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